하나열 바이블 스토리 미디어센터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핵심은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 나타나는 국가와 국가, 지도자와 국민, 부모와 자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갈등은 모두 자기 뜻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자신의 인생과 가정, 교회와 국가가 하나님의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것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하나님의 감추어진 뜻으로써 하나님만 아시는 뜻이다. 그 뜻은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들을 택하신 것이다(엡 1:4-5). 우리는 하나님이 창세전에 택하신 그 성도들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둘째, 하나님의 나타난 뜻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온 우주가 하나로 통일 될 날이 온다는 것이다(엡 1:9-10). 이 두 가지 뜻이 합쳐진 것이 창세전에 하나님으로부터 택함을 받은 모든 성도들뿐만이 아니라 썩어짐의 종노릇 하고 있는 피조물들의 구원이다(딤전 2:4; 롬 8:21). 특별히 예수님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실 때 들짐승과 함께 계셨다는 것은 피조물들의 구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막 1:13). 그리스도인은 바로 이 하나님의 뜻, 즉 택한 자를 비롯한 모든 피조물들에 대한 구원을 통해 새 창조가 완성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마 26:39-44)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의 모본이다. 이 기도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되기를 구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그를 세상에서 성공하는 인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죽게 함으로써 택한 자들의 죄를 대속하고 구원의 길을 여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피조물들의 구원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그리스도는 그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심으로써 우리 모든 피조물들의 구주가 되신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해 구원을 받은 그리스도인 역시 이 땅에 하나님의 뜻, 즉 하나님께서 택한 자와 모든 피조물들의 구원을 통해 새 창조의 완성을 위해 부름 받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삶 전체를 통해 그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습관처럼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기도한다. 나와 내 가족, 내 교회, 내 사업이 잘되기만을 소원하는 것이다. 청년의 기도는 좋은 직장, 예쁜 아내, 돈 잘 버는 남편 등을 구하는 것이며, 부모의 기도는 자녀들의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등을 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기도는 자아만족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우상숭배적 기도다. 오늘날 우리의 삶의 현실은 모든 것을 경쟁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자아 만족에 머무는 우상숭배적 기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고작 자아 만족이나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예수님은 삶의 필요에 앞서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고 하셨다(마 6:33). 우리는 바울을 통해서 그것을 배울 수 있다. 바울은 어떠한 경제적 여건에서도 다 만족할 수 있었으며(빌 4:12), 자신의 지병을 위해 세 번 기도했지만 하나님이 들어주시지 않자 더 이상 기도하지 않았다(고후 12:7-9). 반면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면서 끝까지 조른다. 더욱이 다른 피조물들의 구원, 새 창조의 완성에는 관심조차도 없다.

시편 143편의 다윗의 기도는 우리의 기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기도에서 다윗은 신속한 하나님의 응답을 간구하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신다. 결국 다윗은 아무런 응답도 듣지 못했지만 더 이상 조르지 않는다. 그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으며 ‘참으로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로 이 기도를 마친다. 세속적 삶에서도 신실한 주인은 자신의 종에게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다. 하물며 신실함의 근원이신 하나님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자신의 종인 다윗의 기도를 들으시고 반드시 응답하신다. 단, 다윗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응답하실 뿐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다윗에게 하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하신다. 우리의 기도에 신속한 하나님의 응답이 없기 때문에 우리 앞에 놓인 길이 어둡고 험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시지 않고 반드시 응답하신다. 다만 우리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새 창조의 완성이 이루어지도록 응답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응답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다.

주기도의 두 번째 질문은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이다. 이 질문에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것’,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답해야 한다. 이 세 가지 내용들은 하늘에서는 이미 이루어졌다. 주기도의 두 번째 질문과 답은 그 내용들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다.